아무리 바쁘다해도 할 것은 하면서 지내는 것이 도리.
....라고 그럴듯하게 쓰긴 했지만 따지고보면 다 이 죽일놈의
게으름. 탓인겝니다. 아무리 인간이 바쁘다손 쳐도
정말 약간의 여유도 없이 죽을 정도로 바쁘게 되는 경우는
드물테니까요. 흠흠.
오늘은 기다리던 소포가 몇개 도착해 조금 마음이 한가해졌습니다만..
정작 정말로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아서 또 분통을 터트리게 하는군요.
네 이놈 이베이!!
어째서 여름학기 신청은 해서 이렇게 고생을 사서하는게냐..라고
후회도 해보지만 이미 물 건너간 이야기. 이제 겨우 2주남은 것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않되지 않겠느냐~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재료를 보시죠.
위스키, 그린 샤르뜨뢰즈, 시럽, 오렌지 비터즈. 입니다.
샤르뜨뢰즈가 들어간 것 만으로 굉장히 호화스러워 보이는군요. ;
Broadmoore2oz Whiskey
1/2oz Green Chartreuse
1/2oz Syrup
4dashes Orange Bitters
Shake with Ice
Cocktail glass
오늘의 칵테일, 브로드무어. 입니다.
사실 이 칵테일은 상당히 아끼고 아끼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칵테일인데.. 기분도 꿀꿀한 김에 기분전환겸 만들어 보았습니다.
런던의 초일류바 The Player의 마스터 바텐더 안드레아스 노렌이
2001년 탄생시킨 이 칵테일은 그가 또 다른 초일류 바인 Milk&Honey로
이적하며 선을 보여 바를 널리 알리는데 크게 공헌을 한 칵테일입니다.
그야말로 정진정명의 명품. 이란 느낌일까요.
조주법 자체에 그다지 크게 신경을 쓸 부분은 없습니다만.. 기본적으로
향이 크게 좌우하는 칵테일이기 때문에 오랜 셰이킹으로 맛을 엷게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라고 생각되는군요.
가니쉬로는 가능하다면 불에 그을린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
(Flamed orange/lemon zest) 를 더해주면 좋지만.. 상당히 고급스킬인데다
일단 오렌지도 없으니 생략했습니다.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손 데어먹기 십상이지요.;)
글래스에 완성품을 따르면.. 차분한 꿀색이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과연 샤르뜨뢰즈와 오렌지 비터즈.. 테이블에 올려만 놓아도
그 짙은 향이 꽤 멀리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군요.
언제나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이지만.. 샤르뜨뢰즈의 향은 정말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그 향만으로도 멍~하게 취해버리는
그런 느낌이지요.
글래스를 들고 일단 향을 충분히 즐기십시오. 스카치 위스키와 향과
샤르뜨뢰즈의 향이 멋지게 어우러지고 거기에 오렌지 비터즈의 달콤한
향이 은근하게 스며듭니다.
입에 한모금 머금으면.. 처음은 일단 놀라울 정도로 별 느낌이 없습니다.
시럽의 약간의 단 맛정도만이 느껴지지요. 그렇지만 목으로 넘기면서
이 칵테일의 진가가 나타납니다.
넘기는 순간 혀의 뒷쪽으로 싸하게 위스키의 맛이 혀를 타고 올라오고
동시에 식도를 타고 샤르뜨뢰즈의 향이 훅 타고 올라옵니다.
그리고 한모금 공기를 들이마시면 입안에 그 향이 확 퍼지지요.
정말 무어라고 설명하기 힘든 감각입니다.
저는 이렇게 극찬을 하고 있지만... 상당히 강한 칵테일입니다.
알콜도수도 맛도 향도 굉장히 자극적인 칵테일이기 때문에 쉽사리
권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한잔을 마신 후에는 잠깐동안은 뭘 먹어도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향이 진한 허브계의 칵테일을 좋아하신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한잔을 만나실 수 있으실터입니다.
오늘의 마무리멘트는 영국의 유명 바텐더이자 편집자인 사이먼 디포드의 평입니다. =)
"Beautifully simple and seriously compl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