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잡상, 사람들..
by 하로君 이글루스 피플 2006 Egloos top100
카테고리
이전 블로그
첫눈, 벗


오랜만에 들은 벗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차분했다.
예전처럼 마냥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그저 고민할 뿐도 아닌.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것에 대한 확신.
듣는 이 마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무언가가 목소리안에
담뿍 담겨있었다.

[건강해야 해. 꼭.]

예전부터 하나도 바뀌지 않은 그 인사 그대로를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기고 잠시 의자에 몸을 주욱 기대본다.

그 전화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에 내렸다는 첫 눈 때문일까.

벗들이 모습이 가슴에 사무친다.
너무나 그립고, 너무나 보고 싶어 쉬이 잠조차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 교감하고 몇시간이고 보낼 수 있는 벗들이 그립다.

날이 부쩍 추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그들과 자주 가던
오뎅바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일까.
일이 끝나고 다들 모이기를 기다리며 찬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다
오뎅바의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서면 맞이해주는 후끈한 공기에
한 숨 돌리고, 주인 아주머니가 건네주는 뜨끈하게 데운 청주
대포잔을 받아들면 따스한 향이 뇌속까지 후욱 파고든다.
잠시 향에 취해있다 한모급 들이키면 가슴속까지 스며든 냉기를
언제 그랬냐는 듯 풀어헤쳐 버린다.
그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때까지의 침묵이 순식간에 깨어져나간다.

꾸미지 않아도, 다잡지 않아도 나를 보아주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아주는 그들이 그립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다시 한번 그렇게 술잔을 맞댈 수 있을까.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by 하로君 | 2006/11/08 17:25 | 하루하루수첩 | 트랙백(1) | 덧글(5)
트랙백 주소 : http://haromk2.egloos.com/tb/280537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우리나라의 블로그 at 2006/11/30 16:53

제목 : 눈 - 이혜진 노래
눈...사실상의 첫눈이 내렸다...왜 눈이 오면마음이 설레는 걸까...세상을 온통 하얗게 포근히 감싸주는 눈을 보면서우리도 그런 사랑을 갈구하는 것일까...눈이오면기분이 들뜬다...그러다 이내..오래된 친구들이 떠오른다...너무 오랫만이라서로 어색할지라도...메시지라도 주고받아볼까...이혜진 1집...more

Commented by 아즈 at 2006/11/08 22:31
지구...지구본으로 보면 그냥 조그마한데..
체감 크기는 왜 이렇게 큰 걸까??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 미국에 내일가서 만나고 싶은사람 다 만나고..
오고싶으네..흉흉~
Commented by 특공바넷사 at 2006/11/09 15:06
결론은 걍 쳐놀구싶다는 거잖아;;;ㅋㅋ
Commented by 하로君 at 2006/11/09 15:11
아즈 / 그러게나 말이다.

특공 / 이놈.. 역시 넌 나를 너무 많이 알고있어....
Commented at 2006/11/10 03: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6/11/10 05:24
비공개 덧글입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


이글루 파인더
최근 등록된 덧글
개꿈이야 개꿈.??그른거야?..
by 아즈 at 15:51
걸인의 음식;;(폭소) ..
by Catastrophe at 10/11
얼레, 한국인은 세번만..
by Catastrophe at 10/11
후닥닥 끝내버리시고 시..
by Catastrophe at 10/11
끝나면 술의 샘이 흐르는..
by 짱박힌포르노 at 10/10
-하로君 근황-
이글루 링크
이오공감의 흔적
런~의 밥하기 싫은 날 '..
LUV_and_SEX
觀鷄者의 망상 공간
天體觀測
생수통소녀 비류연의 Cr..
Area 25 (몰락한 멕시..
게임회사 이야기
MURMURWOOD
일본에 먹으러가자.
Cafe Freedom
여행자가 담배피면서 쉬..
세라복萌 - 리라 하우스..
伏魔殿
【波ㆍ亂ㆍ萬ㆍ場】別館 ..
뽐뿌 inside
백금기사의 기묘한 연구소
번갯불 그림자 뒤에서 ..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ZAKURER™의 건..
빛이 들어오지 않는 깊은..
바하무드79의 꿈을 꾸는 ..
어이쿠! 여기는 입후서원
鬼畜への道
Museum Cafe 보송보송..
Life Trek : Next Gener..
한담(閑談)
CookieBox
질풍 17주의 머브러브 라..
Katz! Yellz!! Yeah!!!
빈유, 단발, 촉수, ..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진 휘긴경대극장- 이제는..
SPACE BLUE
모기괴인의 이상한 던전
The Cross World
신생 스위트워터 : The C..
靑狼派
▶글 쓰는 곰 이야기 - ..
kon's HEAVEN
찬별은 초식동물
로젠퀸상회 이글루 지점
amano특공바넷사의 ..
삽질러 빌게이츠의 삽질..
Stranger in a Strange..
snowcat blog
슈타인호프의 홀로 꿈꾸..
c-r-a-c-k-ER
Homa comics by 굽..
Sebastian's Tavern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무규칙 이종블로그.
빌트군의 빌트라테이션
게렉터블로그
녹아내린 바람의별의 얼음집
프리시스 일기장
파파울프의 음흉한 둥지
마법의 가을...
Bampei's Miniature G..
괴담(怪談)MANIA
아돌군의 잡설들.
CATAIL 의 고양이 꼬..
타올라라!괴기대작전의 ..
남천중유영(藍天中遊泳)
Hineo, 중력에 혼을 ..
무희의 주절주절 포스
시신's Daily Life Sea..
soliloquy
Dark Side of the Glas..
secret garden
인생아... 지금만 같아라
명랑선생님의 유치뽕짝..
명랑처녀 성(性)공기
붉은 병아리와 어느 프..
달의 뒷면
아돌군의 Zoider's Nest
겜퍼군의별걸다연구소
Black Pearl
냥~냥냥
The Ascension Of Ari..
[멜렝]장미가죽 아파트 1..
Life, the Universe,..
유학생 살아남다!
하나다시티 짐(로리콘..
완결된 느낌의 미소
secret factory
Tabletop Miniature G..
위대하신 시커님의 누리..
Garden of Graves
05's workroom
사과나무뒤 곰
Fantastic world
또끼의 그림창고
끝나지 않는 나의꿈 그리..
검은하늘의 버로우중인 ..
Busy Days......
Intro - brilliant
중독...
N in Wonderland
헨샤코의 얼음격납고
That's okay. Such t..
Maspat the Necropolis
ここは 月の繭の中〃
★ Stella et Fossilis
도심소요都心逍遙
작은 삶의 조각
moastone.net
앤잇굿?
zemonan의 골방성역
NeoType의 일상 칵테일
crabber의 crabby cr..
녹두장군의 식도락
백돼지님의 이글루
키작은 어른 이야기
The voice of raindrop
Think Punk
Friend or Foe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