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를 읽는다는 행동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릴 적 부터도 한번 잡은 책은 다 읽기 전에는 엉덩이를
팡팡 두들겨 맞지 않는 한 안잘라고 바둥거렸었다.
맞벌이 하는 부모님한테 애를 집에 얌전히 틀어박혀
지내게 하면서도 유익한 것은 책을 읽히는 것이라 판단하셨고
나는 거기에 아주 순순히 걸려들어갔었다.
한국전래동화 50권, 만화한국사, 세계사, 만화과학여행, 에이스88
에이브, 추리소설걸작 30선 등등의 책 외판원으로부터의 물건이
책장이 그득히 쌓여갔고..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에이스 88이다. ;
세계의 유명소설을 다운그레이드로 번역을 해놓은 책들로..
네버엔딩스토리부터 모모 심지어는 반지군주까지 있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 굉장한 책이었다 ;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스트라이더를 '주남'이라고 번역한 것.
이것의 의미를 이해한 것은 꽤나 오랜시간이 흐른 후였다.)
중학교에 접어들어서는 당시 유행하던 메디컬 소설이나 탐클랜시의
전쟁소설들과 세계고전들을 주로 읽었었다.
파우스트 같은 경우는 그 때 처음 손에 집어들었는데 근래까지
서른번 가량 읽게 되었다.
고등학교로 넘어와서는 삼국지나 수호지 등등의 동양고전과 철학서에
심취. 또한 무협지를 줄창 읽어댔다.
영운문을 시작으로 친구녀석의 어드바이스를 들어가며 고전부터
우리나라의 야설 무협까지 주구장창 3,400질 정도 읽어제낀 듯.
종종 책은 사람과 함께 성장해 나간다고 한다.
예전에는 몰랐던 것,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같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찾아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학습서와 만화책, 잡지외의 책을 손에 대어본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어가며 가볍게 손 댈 수 있는 가벼운 미디어들만
접해온 것이 아닌지.
활자를 하나하나 읽어가며 느끼고 구축할 수 있는 머릿속의 세상을 등진 것은 아닌지.
그저 눈에 한번에 들어오는 무언가만에 만족해온 것은 아닌지.
조금은 반성해야 할 시기인 듯 싶다.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종로의 서점들을 좀 돌아보아야 할 듯.
# by 하로君 | 2005/06/16 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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