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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로君 이글루스 피플 2006 Egloos to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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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



예전 한창 디아2를 미친듯이 하고 있을때 쓰고 그리던 팬픽.
일시적인 기분으로 쓰던 다른 팬픽과는 달리 이건 꽤나 몰두를 해서
진지하게 구상하고 썼었다.
이걸 끄적일 당시에 생각할 시간이야 진진 많았으니...
이런저런 일에 끌려다니다 결국 액트1도 제대로 못 끝내버린 상황에서
그만 쓰게 되었지만 이 이야기에 대해선 엔딩까지 확실하게 잡혀있는
상태라 아깝다... 라고 생각도 했었고.

언제 완결을 내게 될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끝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싶다.

이후의 RPG나 MMORPG에서 주로 쓰게 된 카리스라는 이름은 사실
디아2에서부터가 시작. 굉장히 애착을 가지는 이름이다.

몇년전에 쓴 것이니만큼 지금보면 민망하니 일단은 접고....


-1. 카리스와 페일론.


디아블로를 쓰러트린 영웅이 트리스트람에 피로하고 상처투성이 몸을
이끌고 그 불길의 지옥에서 빠져나와 우리의 앞에 섰을 때.
그때 나는 모든 것이 끝난 것이라고 믿었다.
너무나 어리석게도.. 너무나 어리석게도 나는 그의 몸 속에서
고동치는 새로운 심장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의 정신을 잠식해 나가는 공포의 군주의...

-데커드 케인, 트리스트람의 비망록에서-


언제나 경건함과 고요함, 정숙함을 미덕으로 삼는 자커룸의 신전.
그 누구도 이곳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분위기를 흐트려뜨리지 못하지만
오늘따라 자커룸의 신전에는 가벼운 동요와 혼란의 물결이 퍼져있었다.
정신수련이 단단히 되어있는 사제들로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희귀한 일이었지만
정작 그 소란을 유발시킨 장본인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스런
얼굴로 신기하다는 듯 신전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을 뿐이었다.

“흐음.. 제가 이곳의 주교를 맡은지 어언 이십여년이 다 되어갑니다만...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백발을 단정하게 정리한 근엄한 인상의 주교가 뭔가 혼란스럽다는 어투로
말하자 보랏빛의 로브를 입은 중년의 여성도 뭔가 아쉽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러시겠지요, 설마 저도 제가 이런 부탁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으니까요.“

잠시 기묘한 침묵을 사이에 두고 있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돌려 그들을 이렇게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장본인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의 끝엔.. 별 달리 수상해 보이지 않는 소녀가 머물러 있었다.
얼핏보기엔 십대 중후반의 다른 소녀들과 달라 보일 것 없는 그냥 평범한
인상의 소녀였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본다면 상당히 특이한 점이 많다는
것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검은 흑발이라고 생각되는 머리칼은 햇볕에 반사될때마다 짙은 녹색의
빛을 흩뿌렸다. 너무 짙은 초록색이기에 오히려 검은 색으로 보이는 머리칼.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을 푸른 보석이 박힌 서클릿으로 정리했지만
머리숱이 많아 앞머리가 삐져 나와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대충 양쪽으로
갈라 정리한 것이 눈에 띈다.
입고 있는 옷은 활동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는 초록색의 투피스로
몸에 달라붙어 날씬한 그녀의 몸매를 잘 살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의 손에 들려 휘휘 허공을 가르고 있는 것은
끝에 둥근 구체가 붙어있는 짧은 스태프.
타격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게 구체에는 금속으로 장식겸의 징이 둘러져 있고
절묘한 무게중심으로 약한 힘으로 휘둘러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 모습에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디아블로의 부활과 함께
숨겨왔던 힘을 개방해 어둠에 맞서고 있는 여마법사들.. 바로 소서리스였다.
지금도 세계곳곳에서 퍼져나가는 어둠과 싸우고 있는 그녀들의 강력함,
특히 그 엄청난 엘리멘탈의 힘은 그 누구도 쉽사리 그녀들을 얕볼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소녀는 아직 정식으로 소서리스의 직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느껴지는 마나라던가 원소력같은 것들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가 아니라 소서리스들의 성지이자 마법의 본고장, 잔 에수에서
자카룸으로 보낸 정식 서한문에 있었다.
바로 어린 소서리스 ‘카리스’를 로그들의 사이트리스 아이 수도원까지 호위를 요청하는.
기본적으로 웨스트마치의 교회들은 자신들의 힘을 구하는 자에 대해선 편견이나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그 대상은 거의 대부분 상인이나 힘없는 일반평민, 혹은 강력한 전투력을
요구하는 귀족들에 요청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고 소서리스와 같은 자신들의 ‘힘’을
믿고 자신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 난관을 헤쳐나가길 원하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자커룸의 사제와 기사들이 어떤 심각한 계율에 얽매여 있지 않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신의 뜻을 이행하는 종자들이다. 따라서 자신들이 구현하는
힘 이외의 다른 힘.. 특히 자연력이라던가, 어둠의 힘 따위를 좋게 생각할 리가 만무한 것이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다른 자들이 곱게 볼리도 없기 때문에 서로간에 왕래는 극히, 정말로
극히 드문 일에 속했다.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잔 에수에서는 웨스트마치와 자커룸의 협조를 정식으로 요청한 것이다.
상대방이 저렇게 먼저 굽히고 나오는데야 일부러 거절해 미움을 살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소서리스와 같이 강력한 존재들이라면.

“그럼.. 잔 에수에서 요구하는 것은 팰러딘의 파견입니까?”

주교의 말에 중년의 소서리스-데보나(Dhevohna)-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주교는 약간
난감하다는 느낌의 애매한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일반 기사라던가 사제라면 별 문제없이 얼마든지 파견에 응할 수 있지만 요구하는 것이
팰러딘이라면 이야기가 약간 달라진다.
어쨌든 최강의 기사단이라 일컬어지는 웨스트마치의 기사들 중에서 정예중의 정예가
바로 성기사, 팰러딘을 일컫는 말이다.
극대화한 신앙의 힘을 빌려 각종의 강력한 오라와 무수한 실전에서 단련된 강력한
전투기술을 구사하는 팰러딘. 그런 강력한 전사를 파견한다는 것은 이곳 자커룸의
수비진에도 그만큼의 공백이 생긴다는 뜻인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마게 클랜즈에 얼마간의 빚을 만들어 둘 절호의 기회.
이런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주교는 간신히 결심을 굳힐 수가 있었다.
게다가, 이런 일에 적임자가 마침 한 명 있기도 했다.
자유 파견 팰러딘으로 각지를 돌아다니며 전투과 포교를 목적으로 하는 유랑 팰러딘..
그런 자들 중에서도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사람이 마침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어차피 나돌아다니는 팰러딘이기에 자커룸의 수비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일이
잘못되더라도 충분히 생색을 낼 수 있을만큼 훌륭한 실력도 지니고 있다.
주교는 의자에 몸을 묻으며 옆에 석상처럼 시립해있는 사제에게 명했다.

“제이드(Jeihtd), 페일론(Pheilon)을 불러주게나.”


To Be ContinuE..
by 하로君 | 2005/05/04 00:28 | 50원 오락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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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세바스찬 at 2005/05/04 10:10
디아블로 1 때부터 들었던 트리스트람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너무 멋집니다.
Commented by 특공바넷사 at 2005/05/04 16:01
어쿠 진짜 이때는 젊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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